요즘 세상을 바라보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경제적 불안, 정치적 갈등, 사회적 분열, 그리고 이민 공동체가 느끼는 생존의 위기까지,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이민자들이 많이 살아가는 지역에서는 “열심히 살아도 안전하지 않다”는 정서가 깊게 퍼지고 있습니다. 부모 세대만이 아니라 아이들까지 불안을 느끼며 살아가는 현실은 우리 시대의 아픔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최근 우리는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사회를 지켜야 할 제도들이 때로는 약자를 보호하기보다 두려움을 확산시키는 모습도 보게 됩니다. 많은 이민자들이 자신이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처럼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 땅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이민자들은 땀 흘려 일하며 세금을 내고, 다음 세대를 키워가며 미국이 하나님 축복의 나라가 되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이 말씀은 삶의 방향이며 교회의 정체성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지금 여기에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삶입니다. 하나님의 의는 힘과 지배가 아니라 사랑과 진리, 정의와 평화, 그리고 이웃에 대한 환대입니다.
오늘 우리는 중요한 갈림길 앞에 서 있습니다. 교회가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는 공동체가 될 것인가, 아니면 시대의 혐오와 차별을 따라가는 공동체가 될 것인가 하는 선택입니다. 신앙이 폭력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될 때,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통로가 아니라 장애물이 될 수 있습니다.
교회는 정치 기관이 아닙니다. 그러나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증인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공동체가 하나님 나라 공동체입니다. 그래서 하나님 나라 교회는 진리를 말하고, 사랑을 실천하며, 악과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 공동체여야 합니다.
오는 2월 25일, 워싱턴 D.C.에서 “Faith Resistance: A Public Witness for Immigrant Justice”(신앙적 저항: 이민자 정의를 위한 공적 증언) 행사가 있습니다. 아침에는 기도회를 가지고 백악관까지 평화적 시위를 한 후 참여자들이 속한 지역 국회의원들을 만나 이민자들에 대한 제도적 폭력 중단을 요구할 것입니다. 이 행사는 단순한 사회적 행동이 아니라, 하나님 형상으로 지음받은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신앙적 증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가치가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여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앙의 표현이라고 믿습니다.
특별히 저는 후러싱제일교회 출신 젊은 목사들이 뉴욕연회 안에서 이런 하나님 나라 사역에 앞장서서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들이 신앙의 양심과 복음의 중심을 붙잡고 시대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증언하는 모습을 보며 큰 감사와 소망을 느낍니다. 저도 그들과 함께 워싱턴에서 열리는 모임에 가서 젊은 리더들이 앞장설 때 뒤에서 응원하는 역할이라도 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부름 받았습니다. 성경은 반복해서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돌보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말씀합니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 백성의 정체성입니다. 교회는 분명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통로가 될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 나라의 장애물이나 걸림돌이 될 것인가 하는 선택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멀리 있는 이상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살아내야 할 현실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오늘도 교회를 통해 그 나라를 이루어 가십니다. 우리가 그 통로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