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우리 가족은 거의 바닥에서 시작해야 했습니다. 아버지는 월급 받을 형편이 안 되는 목회를 하느라 밤일을 하셨고, 어머니는 일본 사람들이 운영하는 박스를 만드는 공장에 다니셨습니다. 당시에는 ‘피스워크(Piecework)’라고 해서 공장에서 하던 일을 집으로 가져와 계속할 수 있었는데, 저녁을 먹고 나면 우리 삼형제는 어머니를 도와 박스를 만들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켄터키 프라이드치킨에 가서 외식하는 것이 우리 형제들에게는 큰 행복이었습니다. 미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교회 집사님 한 분이 우리 형제를 던킨도너츠에 데리고 가서 도넛을 하나씩 사주셨는데, 당시 초등학생이던 막내동생은 자기 것을 순식간에 먹어 치우더니 내게 흥분된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형, 여기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빵집이야?”
그로부터 50년이 훨씬 넘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삶은 물질적으로는 이민초기와 비교할 수 없이 부요합니다. 특별히 20대 중반 어린 나이에 작은 개척교회 하면서 그리고 젊은 대학생 청년들과 목회를 하면서 설움당하고 어려웠던 시절 생각하면 하나님은 상상하지 못할 큰 은혜로 제 목회를 축복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때보다 더 많이 감사하며 살고 있는지 질문하게 됩니다.
돌아보면 감사할 일이 참 많습니다. 지나온 삶의 굽이굽이마다 변함없이 함께해 준 가족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내가 섬겨왔던 모든 교회와 교인들에게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부족한 나를 불러 지금까지 목회하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크기만 합니다.
요즘 새롭게 시작한 이슬비 치유 기도회를 통해서도 감사가 큽니다. 특별히 자신의 아픔과 고난을 경험했기에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못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러 나오는 교인들이 참 고맙습니다. 그런 교인들을 보면서 하나님의 은혜가 이렇게 넘쳐 흘러가는 것임을 깨닫고 감사합니다.
11월 감사의 계절 최고의 감사를 하나님께 드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