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세계보건기구)에서 지난 주간 Covid-19을 Pandemic(세계유행병)으로 선포했습니다. 벌써부터 그랬지만 사람이 사람을 경계하고 기피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고 정상이 된 세상이 되었습니다. 교인들끼리도 만나지 말라고 하고 있습니다. 예배도 예배당에서 모이지 말라고 뉴욕연회 감독이 지난 금요일 통보를 했습니다. 저도 한달 전 부터는 예배를 마치고 교인들과 주먹으로 악수를 하다가 두 주 전부터는 인사없이 헤어지도록 권장했고 이번 주일부터는 교회 문 잠글테니 오지 말라고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우리가 평상시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이 멈춰지게 된 것입니다.
계획 잘 세우고 열심히 하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든 것이 멈춰지는 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년이면 꼭 40년 목회하는데, 부목사들에게 교인들이 교회에 못오도록 방침을 세우고 실행에 옮길 방안을 마련하라는 말 생전 처음 해봅니다. 주일예배를 생방송으로 할 때, 그 시간에 예배당이 열려있을 텐데 한명이라도 들어오면 어찌하겠느냐는 질문에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교회를 지키고 성도들의 건강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그런 말을 멀쩡하게 해야 하는 내 자신도 그렇고 그런 질문을 던져야 하는 부목사들도 어이가 없어서 울고 싶지만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가짜뉴스가 참 가까웠던 한주간입니다. 주초에 소문이 돌았습니다. 우리 교회에 확진자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라디오방송과 총영사관에서 이메일을 받았다며 가짜뉴스를 확실한 뉴스로 둔갑시킨 카톡이 돌았습니다. 심지어 며칠 전에는 경찰들이 교회를 봉쇄하고 교회전체 방역하는 것을 보았다는 전화들이 돌았습니다. 어제는 목회스텝회의를 하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뉴저지에 계신 원로목사에게서 연락받았다며 후러싱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라는 뉴스가 사실이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이 가짜뉴스가 나오는 근원지를 어느정도 파악하게 되니 마음이 참으로 씁쓸했습니다.
며칠 전 보스톤에 있는 후배목사가 감기에 걸렸는데 마스크가 없다고 해서 가지고 있는 것 몇장을 급행으로 보냈습니다. 마스크가 품절현상이라는 소식에 교회에서 마스크를 만들어 나누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목회실에서는 홀로 계실 노약자들을 위해 깜짝 행복보따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렵고 힘들때 일수록 사랑의 나눔은 오병이어 기적과 같을 것입니다.
실시간 방송을 위해 예배를 그대로 드려야 하니 회중만 예배당에 없는 것이고 예배는 평상시와 같이 드립니다. 성가대 없이 독창을 할 것이고, 회중 찬송은 목회자들이 할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하나님이 살아계시고, 예수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시고, 성령께서 역사하실 것입니다. 어느 분 말이 ‘이런 때 교회가 장소(place)와 프로그램(program)을 중요하게 여기던 것에서 존재목적(purpose)이 분명해진다’고 합니다. 그럴 줄 믿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이상 확산되지 않고, 아픈 사람들이 고침받기를 기도합니다. 이번 일로 생계에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람들의 고통과 고난의 현실은 잔인한 현실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에 하나님의 뜻이 무엇일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꼭 필요한 때마다 제게 중요한 영적인 깨우침을 주는 분 말씀이 성경에서 전염병이 주어졌을 때 하나님이 바라시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시켜주는 것은 “너희가 내게 돌아오기를 바랬건만” 이라는 하나님의 마음이라 합니다. 징벌하심의 목적보다 하나님의 사람들이 돌아오기를 바라시는 어버이의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이번 환난의 때에 우리 모두 더욱 주님께 가까이 돌아올 수 있기를 빕니다.
우리는 계획을 세우고 열심히 노력해서 이루어야 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삽니다. 그런데 지금 그런 것들이 소용이 없는 시공의 때를 지나고 있습니다. 내일부터 목회스텝들에게 기본적인 사역만 확실히 하고 알아서 쉬라고 했습니다. 제가 마음 착한 담임목사라서가 아니라 이번 가짜뉴스가 난발하는 상황을 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교인만이 아니라 부목사들 가운데 혹시? 무엇보다 내 자신이 확진자라면 어찌될 것인지, 내가 아플 걱정보다 교회가 감당해야 할 어려움을 생각해서 정말 많이 긴장했습니다. 부목사들도 제 건강을 많이 걱정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못된 가짜뉴스로 우리 모두 마음고생 하면서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경우 최대한으로 악용할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마음 아프지만, 더욱 더 그렇기 때문에 나를 잘 지켜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내가 제가 아플 때 하는 잔소리가 “당신은 아플 자격이 없어. 교인들이 몸에 좋은 것 다 갔다주고 기도하시는데, 아프면 정말 나쁜 목사야”입니다. 나쁜 목사 안되기 위해 영육간에 강건하도록 더욱 노력하려 합니다.
오래 전 제 설교제목 가운데 하나가 “걷기 힘들면 하늘을 날아라”였습니다. 지금이 그럴때인 것 같습니다. 사람이 할 수 없을 때 성령이 도우십니다. 하나님과의 깊은 동행과 교제를 가지는 시간누릴 수 있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