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선지자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의 심지가 견고한 자’(26:3)에게 평강을 주신다고 말씀합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안에서 이 믿음의 심지를 견고케 하시는 분은 하나님(고후 1:21)이고 신령한 은사를 통해 된다(롬1:11) 했습니다. 인생 현실 아무리 어렵고 어두워도 믿음의 심지가 견고한 사람은 먹구름 속에서도 ‘한 줄기 희망’(Silver lining)을 보는 것입니다. 견고한 믿음을 시편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즐거워하고 주야로 묵상하는 자로 냇가에 뿌리를 내린 나무로 비교했습니다. (시 1편)
코로나 사태 가운데 찾는 ‘실버 라이닝’ 하나가 말씀과 기도에 더욱 힘쓰는 교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그리고 우리 인간이 뭘 다 잘 안다고 여겼던 것들이 무너짐으로 우리를 하나님 앞에 겸손해 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할 수 없는 현실을 통해 “잠잠하여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시 46:10)하신 말씀을 깨달았습니다. 말을 많이 하던 것 잠잠하라는 것만이 아니라 ‘분주하게 움직이던 손을 놓고’라고 해석되기도 합니다. 저 자신도 코로나 사태 이전에 여기저기 다니면서 뭘 많이 말하는 일로 바빴는데, 지난 1년여 꼼짝 못하게 되니 오히려 이전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인생 호기심이 많아져서 이것저것 배우는 재미가 있습니다.
전에는 밥먹는 것이 빨리 먹고 뭐 해야 하는 과정일 뿐이었는데, 이제는 아침 씨리얼을 먹으면서도 알곡 하나 하나 맛을 즐깁니다. 음식 솜씨도 늘었습니다. 재료를 생각하고 어떤 양념을 어떻게 넣으면 제대로 맛이 나올지 생각할 줄 아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설거지도 억지로 했는데, 이제는 깨끗해지는 것이 좋아서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합니다. 주중에 목회스텝 공동식사를 하는데 저렴한 가격으로 국을 만들어 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매일 점심때 오늘은 어떤 국이 오는지 기다리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이래야 한다 저래야 된다 말과 생각도 많았는데, 이제는 다른 사람들 이야기 하면 듣는 것이 좋습니다. 줌미팅으로 큐티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교인들 살아온 삶에 대해 알게 되면서 만나지는 못해도 성도의 교제를 나누는 기쁨이 있습니다. 그리고 감사한 것은 내가 뭘 이루어야 한다는 컴플렉스에서 자유하게 된 것입니다. 대면예배 인원 제한이 있으니 코로나 이전에 비해 10%도 출석이 안됩니다. 그러니 교인 한 사람만 더 오는 것 같아도 예배당이 꽉 찬 것 같아 감사가 큽니다. 목회 관심이 소박해지고 정말 예수 잘 믿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예수로 행복한 목회하는 것에 집중하게 되어 좋습니다.
지난 1년, 내가 가진 선입견과 내 고집의 틀이 얼마나 견고한지 보았습니다. 사람이나 세상 돌아가는 것에 예수님 마음과 생각을 먼저 해보는 분별력 훈련의 기회를 하나님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내가 잘하던 것들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새롭게 열어주시고 이끄심에 순종하려고 합니다. 돌이켜보니 매사에 내 판단이 빠른 교만과 조소적인 태도가 많았던 것 같아 그런 못된 짓 그만하는 훈련도 하고 있습니다. 쉽지도 않고 잘되는 것도 아니지만 노력하고 있습니다.
육체적 지경이 막히다 보니 오히려 마음과 생각의 지경이 활짝 열려 좋습니다. 내가 뭔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 무너지게 되고 뭘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깨닫게 되니까 하나님 함께하심이 절실하고 예수님 마음이 더 가깝고 성령의 인도하시고 힘주심이 생생합니다. 나의 부족함이 보이니 전에는 잘 하지 않던 다른 목사들 설교도 들어보고 배웁니다. 얼마 전에는 한국과 미국 기독계 영계의 흐름을 살펴보았습니다. 배움의 목마름 우물파기가 깊어지면서 지난 주간에는 쿠바와 러시아혁명의 실과 허, 광신적 종교집단들과 뉴에지 운동의 뜨고 무너짐 등 평상시에는 들여다 볼 필요를 느끼지 않았던 다큐멘터리를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계속 힘들고 어렵지만 하나님이 지켜주시는 은혜의 오늘에 감사하고 주권적으로 열어주시는 새로운 미래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