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남가주감리교 원로목사회 회장님이 전화를 하셨습니다. “김 목사, 언제 은퇴해?” 제가 “60도 안 되었는데 은퇴라니요?” 했더니 그러십니다. “오늘 임원회를 했는데 김 목사가 은퇴하고 캘리포니아에 오면 총무 시키자고 그러네. 김 목사가 오면 원로목사회가 재미날 거라고.”

오는 화요일 동북부감리교 원로목사회에서 설교를 합니다. 전상의 목사님께 “설교는 아니고 식사는 잘 모시겠습니다” 했더니 “아냐. 설교해” 하십니다. 사양했더니 “설교도 그렇지만 와서 원로목사들 위로해 줘” 하십니다. 그래서  “아니, 지금 목회하느라 고생하는 저를 어른들이 위로해 주셔야죠. 요즘 목회 정말 힘들어요” 했더니 “그러면 우리 서로 위로하자. 코로나 이후 우리도 3분의 1밖에 안 남았어” 하십니다. 안 갈 수가 없었습니다.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이번 주일 설교가 늙은 여호수아 이야기입니다. 여호수아가 늙었을 때 하나님은 그에게 더 이상 전쟁하는 리더십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기업을 백성들에게 공평하게 나누는 일을 맡기셨습니다.

늙어서 맺는 열매는 젊어서 맺는 열매와 다른 것 같습니다. 더 많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고, 앞장서서 달리는 것이 아니라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이며, 내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세워주는 것입니다.

다음 주일 오후에는 세계선교국 아시아·태평양 지역 선교총무를 지낸 김종성 목사님의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기』 출판기념회와 선교 세미나가 교회에서 있습니다. 김 목사님은 한창 목회할 때 혈액암에 걸렸다가 극복했지만 일찍 은퇴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 몸이 좀 좋아지자 펜실베이니아의 미국인 교회에서 1/4 타임 설교목사로 목회를 시작하더니, 올해부터는 아예 풀타임으로 목회를 합니다. 제가 “왜 남들은 은퇴하는 나이에 은퇴했다가 다시 풀타임이야?” 했더니 “목회가 너무 행복해 합니다. 죽었다 살아나는 시간을 지나왔기에 다시 목회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 나누고, 더 위로하며 살아가는 늙어감의 축복을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