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마리아는 예루살렘에서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거리가 아니라 마음이었습니다. 유대인들에게 사마리아는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오늘 우리의 사마리아는 같은 집에 살면서도 대화가 끊어진 가족일 수 있습니다. 같은 교회에 다니지만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성도일 수 있습니다.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과거의 상처 때문에 더 이상 상종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바로 우리의 사마리아일 수 있습니다. 성령께서는 오늘도 우리를 땅끝으로 보내시기 전에 먼저 그 사마리아를 향해 걸어가게 하십니다.

30여 년 전, 제가 시카고에서 개척한 한마음교회와 이경희 목사님이 개척한 갈릴리교회의 통합을 추진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반대하던 교인들도 목사들이 열심히 설득한 끝에 모두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단계에서 주보에 목사 이름을 어떻게 표기할 것인가 하는 작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결국 통합은 무산되었습니다.

당시 한마음교회 임원회장은 이민 초기 고등학생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였습니다. 한 번도 제게 싫은 소리를 한 적이 없던 친구가 그날은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가장 가까운 선배 목사님과도 작은 의견 차이를 넘지 못하면서 무슨 통일운동을 한다고 그래? 아이고 창피해 죽겠다.”

작년에 갈릴리교회와 중앙연합감리교회 통합 1주년 부흥회를 인도하였습니다. 중앙교회는 성령운동을 하던 김성찬 목사님이 목회하던 교회였습니다. 부흥회를 시작하며 말씀드렸습니다. “통일운동을 하던 교회와는 통합하지 못했는데, 성령 운동을 하던 교회와는 통합하셨네요.”

성령께서 먼저 허무시는 장벽은 내 교만입니다. 내가 옳다는 확신입니다. 내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견고한 진입니다. 땅끝은 멀리 있지만, 사마리아는 가까이 있습니다. 그래서 땅끝보다 사마리아가 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