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라는 이단종파를 다룬 넷플렉스 특집으로 인해 이런 일이 어찌 가능한 것인지 세상 사람들은 분노하고 교계 역시 경각심이 일고 있습니다. 사이비 이단은 기성교회가 값지 않은 빚입니다. 이단은 기성교회의 약점과 어려움을 타고 들어와 자리잡습니다. 저도 그 프로그램을 보고 기가 막혔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못나고 못된 인간이 사악한 사기생각을 저질러도 속아넘어가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을 수가 있는 것인지 황당했습니다. 조금만 정신차리고 보면 보이는 것인데 그런 엄청난 성폭행과 노동착취 그리고 사기극으로 돈을 끌어 모으는 악한 인간들이 ‘교회’라는 간판을 걸고 ‘목사’라고 불리우며 그렇게 존재할 수 있는 것인지 분노 만이 아니라 경악스러웠습니다.
이런 방송 프로그램 때문에 교회에 대한 불신이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걱정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위기가 하나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자신들을 제대로 들여다 보고 바닥부터 고칠 것을 고쳐야 하는 명분이 주어진다고 봅니다. ‘믿음’이 잘못되면 맹목적으로 그리고 맹종하게 만드는 도구가 되기 쉽습니다. 예수를 제대로 만나고 예수 말씀으로 변화되는 삶의 열매가 없으면서도 믿음 좋은 것처럼 여겨지는 이 잘못이 바뀌어지지 않으면 교회의 오늘과 미래는 어둡기만 합니다. 그렇기에 위기감이 변화의 원동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종교의 중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가 ‘깨달음’입니다. 그런데 기독교는 ‘깨달음’이 아니라 ‘믿음’이라고 가르치면서 그래서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라는 말을 별 생각없이 그동안 많이 했습니다. 이 전제에는 하나님 주권적 역사에 대한 중요성이 담겨있습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의도와는 달리 책임적인 존재로서 인간의 자기 성숙과 성화됨의 과제를 소홀히 하는 것은 물론 선하고 의로운 삶 실천이 결여된 죽은 믿음을 정당화 하는 독소가 되기도 했습니다. 부패한 카톨릭에서 종교개혁을 이루려는 목적이 훗날 오히려 개신교가 ‘깨달음’과 ‘행함’이 없이 믿음을 지켜낼 수 있다고 고집하게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광신주의와 사이비 이단은 말할 것 없고 나찌 독일 히틀러에게 맹종한 국가교회가 가능했던 것이고 비민주적이고 반민족적인 정치인들이 목사들을 악한 권력의 하수인으로 삼는 일이 오늘날도 비일비재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천국이라는 것이 참 하나님을 알고 예수를 주님으로 모시는 사람들에게 지금 일어나는 현실이어야 하는데 무책임하게 살아도 그냥 믿는다고 하면 가는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20여년전 한완상 장로님이 설교를 하시면서 “한국교회에 예수가 없다”고 하시기에 제가 “너무 극단적인 표현인 것 같습니다. 아니 교회에 예수가 없다는 말이 어떻게 성립이 되나요?”했더니 “김목사가 한국 교회 몰라서 그래” 하셨던 일이 있습니다. 그 어른은 일찌기 보셨고 아셨던 것입니다.
저도 목회 말년 많은 후회와 반성, 회개를 합니다. 부름받은 삶(Called Life)이 아니라 밀려가는 삶(Drivened Life)입니다. 언제부터인지 그냥 밀려가면서 멈추지 못하는 동력을 느끼면서 방향전환이 어려워지고 결국은 밀려가는 현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들의 문제는 예수님과 무관한 목표가 설정이 되고 하나님 나라와 상관없는 일들로 피 터지게 싸우고 열심인 것입니다.
‘믿음’은 ‘깨달음’과 ‘행함’을 포함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가 되는 성령체험을 포함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의 ‘깨달음’과 ‘행함’은 잘못되면 사람이 하늘이 되려고 쌓는 바벨탑이 되기 때문입니다. 길은 다시 예수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예수 말씀보다 우선되어서도 안되고 구약이 복음서 보다 앞서도 안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복음서 가운데 제자들과 초대교회 공동체의 신앙고백도 중요하지만 예수님의 오리지날 메세지 원형을 찾아야 합니다. 저는 이것을 초기 ‘예수 세미나’ 학자들이 시도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운동의 원형과 예수 하나님 나라 메세지의 핵심을 찾는 작업이라 봅니다.
제도권 교회나 교단을 지키려는 노력보다 우선되야 하는 것은 예수를 제대로 알고 믿고 예수 뜻에 따라 사는 하나님 나라가 나 자신, 가정과 세상에 이루어지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오늘 우리에게 죄와 사망의 법을 떨쳐버리고 생명의 성령의 법에 따라 움직이는 교회 공동체를 이루어야 하는 과제가 있을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신격화 하고 교인들을 자기가 잡아먹을 먹잇감으로 만든 이단 교주들의 악행을 보면서 내게는 행여나 그런 모습이 비슷한 것이라도 없는지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예수를 새롭게 다시 만나고 말씀을 다시 배워야겠습니다. 깨달음과 행함을 담아내는 믿음으로 거듭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