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참 자상한 목사인 줄 알았는데, 주일 예배 후 교인들과 악수도 하지 않는 무심한 목사라는 평가를 받는 것 같습니다. 나는 내가 좋은 남편인 줄 알았는데 아내는 저에게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인간”이라고 합니다. 나는 내가 좋은 아빠인 줄 알았는데 아이들은 저를 “absent father,” 필요할 때 없는 아빠라고 했습니다. 마음으로는 좋은 아들이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실제로는 불효막심한 장남이었습니다. 인생 후반에 들어오면서 자꾸만 나는 내가 아는 내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어 민망하기 짝이 없습니다.
예배가 끝나고 다음 예배까지 30분밖에 되지 않아 악수를 하지 못하고 사무실로 올라가 다음 예배를 준비했습니다. 3부 예배 후에는 또 영어예배 설교를 해야 해서 친교실에 내려가지 못했습니다. 나에게는 이유가 있었지만, 교인들의 입장에서는 목사가 예배가 끝나자마자 사라지는 것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이제 영어예배 설교를 제가 하지 않게 되었으니 매 예배 후 악수하고 인사하겠습니다.
솔직히 그동안 말씀드리지 않은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에 이어 교단 분리 문제가 시작되고, 동시에 제 목회 전체가 부정당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일들을 겪으면서 목회 인생에서 무척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너무 기가 막힌 일을 당하면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어떤 말은 해서도 안 되는 때가 있습니다. 마음을 달래려고 하루에 10마일씩 걷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모르는 사이 사람들을 피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을 만나면 나 자신을 설명하고 변명해야 할 것 같았고, 그런 구차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상처받은 내가 나를 보호하려고 만든 거리가 저를 무심한 목사가 되게 했습니다. 이제라도 여러분의 너그러운 이해를 구합니다.
앞으로 우리 교회가 서로를 더 따뜻하게 환영하는 교회가 되도록 저부터 노력하겠습니다. 어떤 내용이라도 교회를 위한 것이라면 가차 없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해를 구할 것은 구하고, 고칠 것은 고치겠습니다.